어째 제목이 거창하네요.
지금은 토요일 오전 10시 17분입니다. 어디냐구요? 회사의 제 자리입니다. 뭐 하냐구요? 지친 몸을 커피 한잔에 의지하며, 귀에는 소음 차단용 음악을 들으며, 두 눈은 두개 의 모니터를 바로보며 이 글을 끄적이고 있습니다. 오늘 '끄적임'이라는 분류를 하나 추가 했는데, 그 첫글을 시작하는 느낌이 그리 생동적이거나 행복하지 않으니 이 일을 어찌할까요.. T.T
우리 회사는 규모가 그리 큰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5일 근무제의 법적 제한을 받지 않고 있구요. 내년부터는 주 5일을 한다고 합니다. 주 5일 근무제를 효과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하여 올해 7월부터 격주 휴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나 학교 처럼 정해진 주의 토요일을 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주를 선택해서 한 달에 두번의 토요일을 쉬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학교에 다니는 아내가 2,4번째에 쉬니, 1,3 번째 토요일에 휴무를 신청하는 편입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제 18개월 된 딸아이를 돌보기 위함이죠. 평일에는 놀이방에 가지만, 토요일은 안가거든요. 그동안은 장모님께서 수고해주셨는데, 그것도 힘드실거 같아 둘이 번갈아 가며 토요일을 쉬고 있습니다. 그러다 간혹 5주차가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만요. 그때는 장모님께서 수고해주십니다. 장모님, 장인 어른, 고맙습니다.
토요일 근무.. 격주 휴무를 하고 나서는 확실히 업무 분위기가 많이 안좋아졌습니다. 금요일에 직원들간의 모임도 많아지고, 이때 그 다음날인 토요일에 쉬는 직원들과의 모임이면 무리하기가 십상이거든요. 어제도 볼링 모임을 가졌었는데, 오늘 출근하지 않는 친구들이 볼링 모임 후 술 한잔 하자는 걸 마다하고 집에 왔습니다. 어제 같이 모임을 했던 한 후배는 저와 등을 마주하고 앉는 자리에 있는데, 지금 책상에 엎드려 한밤중입니다. 볼링 후의 술자리가 길었던 걸까요? 물어보진 않았지만 척하며 삼천리아닙니까 ^^ 그렇다고 그 후배를 나무라고 싶지는 않습니다. 삶이란게, 다 그런거 아닐까요? 언제가는 하나씩 알아갈테고, 남이 알려준다고 한 들 체득되지 않은 건 모르는 거와 같은거니까요.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어제 볼링 모임도 솔직히 갈까 말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전날인 목요일에도 볼링을 치러 갔었기에. 그런데 그날따라 왜 이리 잘되는 걸까요? 한동안 안쳐서 체력이 많이 충전되었던 걸까요? 그 기분을 또 느껴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제 볼링은.. 완전 '꽝'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미에 물렸는데, 어떤 거미였는지도 모르겠구요. 그저 안에 같이 있던 아이가 '아저씨.. 거미가 목에..' 이렇게 말하길래 손으로 치우려는데 '물컹'하더군요. 그때는 물린지 몰랐는데 볼링장에 다 도착해서 목 뒤를 만져보니 톡 불어나 있어 후배에게 보여주었더니 물린 자국같답니다. 그때부터 정신이 몽롱해지는 게. 이러다가 스파이더 맨이 되는건 아닌지. 하여튼 제 정신 차리는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답니다. 그러니 볼링이 제대로 될 리가 있습니까.. 가뜩이나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많이 해본 덕에 혹시나 두드러기 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었느니..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집에 올걸 잘못했습니다. 아직도 목 뒤는 물린데가 불어나 있습니다. 불어난게 아주 심하지는 않아서 병원 갈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찜찜한 건 사실입니다.
글이 삼천포로 가고 있네요. 그래도 글을 쓰며 타이핑을 하다보니 조금씩 정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지금 귀를 간지럽히는 "Love me tender" , 앙드레 가뇽의 연주도 너무 좋구요. 바람만 좀 상쾌하면 더 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아내와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저의 마음가짐을 다 잡아야 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이렇게 하나 둘 배워가나 봅니다. 미안해요 여보....미안해 채은아...
오늘 아침에 쿨짹님의 "돈 벌어 돈쓰기"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물건을 살 때 처음에는 가격, 두번째는 가격과 성능, 그리고 지금은 거기에 시간이라는 요인을 넣어서 비교를 하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쿨짹님의 남자친구의 이야기도 있는데요, 얼마 큰 차이 아니라면 굳이 멀리 있는 할인 마트까지 가지 않고,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시간을 번다는 이야기 입니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아내와 딸과함께 마트, 심지어는 삼십여분 넘게 차를 타고 가야하는 회원제 마트를 가기도 하지만 비슷한 생각을 때때로 합니다. 과연 여기와서 사가는데 이득이 되긴 하는걸까.. 하지만 그 회원제 마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상품들이 있고, 또 그것을 너무 좋아하는 아내 덕에 그 긴 여정도 바로 정당화 되어버리곤 합니다.. ^^
과연 인생에서 중요한 게 뭘까요? 누군가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글세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 대답중에 하나는 분명 "가족"일 것입니다.
아니, 단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가족"을 택할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 풍족하게 지내면서 누릴 거 다 누리면 좋겠지요. 야근 많이하고 회사 키워서 부자되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 동안 아이도 커 가겠지요. 요즘 "아빠는 돈 벌어오는 기계"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지요?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삶이라면... 왜 살아야 할까요...
얼마전 "6시엔 집에 가자"라는 글을 썼습니다. 글에서처럼 전 야근을 반대합니다. 물론 꼭 필요한 야근이라면 당연히 해야 겠지요. 하지만 야근을 위한 야근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저 윗사람 눈치보이니까 하는 야근. 왜 해야 하는 걸까요..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서라도 빨리 퇴근하는 문화 정착이 정말 시급합니다. 우리 회사 역시..
어제 들은 충격적인 말..우리 회사 몇년 전만해도 직원들의 한달 평균 오버타임이 100시간이 넘었다는 군요. 많은 사람은 200시간이랍니다. 오버타임이 200시간이라. 이게 말이 될까요? 거의 회사에서 살았다는 소리지요. 몸이 견뎌낼 지 의문입니다.
글이 자꾸만 삼천포로 가고 있네요. 주저리 주저리...
이 글을 쓰게 만든 쿨짹님의 글로 돌아가서..
그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정작 아껴야 할 건 아끼지 못하면서 사는 건 아닌가. 어쩌면 이렇게 넋두리를 하고 있는 이 시간 역시 낭비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이 시간에 개발에 좀 더 해 놓으면 다음 주에 야근안 해도 될테니까요.
다시 한번 결심해봅니다. 제가 제일 사랑하고 제일 아끼는 우리 가족과 나를 위해, "시간"을 아껴서 잘 쓰겠노라고. 그래서 사랑과 여유가 풍만한 삶을 살겠노라고....
"채은아.. 조금만 기다리렴. 아빠가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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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그래도 저보다 훨씬 조리있게 쓰셨는데여 뭐...
2007/09/22 11:22가족과 같이 하는 시간이 쩨일 소중한 거죠... 신나라님의 단란한 가족.. 부러버용 ㅠㅜ
^^ 쿨짹님은 더 이쁜 가정 꾸리실거 같은데요~~^^
2007/09/22 12:02